핼리버턴이 2분기 매출·EPS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어요. 그런데도 주가는 6%대 급락, 중동 매출이 11% 줄어든 탓이에요. 유가는 뛰는데 서비스 수요는 꺾이는 역설적인 신호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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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온 실적 중에 제일 아이러니했던 게 핼리버턴(NYSE: HAL)이었어요. 숫자만 보면 분명 잘했거든요. 2분기 조정 EPS 0.55달러로 시장 예상치 0.54달러를 넘었고, 매출은 57억 1,000만 달러로 예상치 55억 1,000만 달러를 웃돌았어요. GAAP 기준 순이익은 5억 3,400만 달러, 영업현금흐름 8억 2,400만 달러에 자사주도 약 2억 달러어치 사들였고요. 근데 주가는 오히려 6.3% 빠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답은 지역별 매출 구성에 있었어요. 중동 매출이 13억 달러로 전년 대비 거의 11% 줄었는데, 이유가 다름 아닌 미국-이란 충돌로 인한 현지 유전 활동 위축이었거든요. 저희가 최근 계속 브렌트유·WTI 급등 소식을 전해드렸잖아요. 근데 정작 그 전쟁의 진앙지에서 시추·완결 서비스를 파는 핼리버턴 입장에서는 유가 상승의 수혜는커녕 사업 자체가 직접 타격을 받은 거예요. 유가는 지정학 리스크로 뛰는데, 정작 그 리스크의 근원지에서는 실물 오일필드 서비스 수요가 꺾이는 역설적인 그림이 나온 거죠.
젭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이번 분기 성과에 만족하며, 핼리버턴의 글로벌 전망은 견조하다고 본다"고 말했어요. 차별화된 기술력이 향후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의 발판이 될 거라고도 했고요. 근데 동시에 "북미를 비롯한 일부 핵심 시장에서 완만한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게 시장이 더 예민하게 반응한 부분이에요. 어닝비트보다 가이던스성 코멘트에 주가가 더 크게 흔들리는 건 요즘 실적 시즌에서 꽤 흔한 패턴이긴 하지만, 핼리버턴처럼 유가 훈풍을 받아야 할 업종에서 이런 경고가 나오니 무게감이 다르더라고요.
사실 오일필드 서비스 업체들은 유가 자체보다 '설비투자 사이클'에 더 민감해요. 유가가 급등해도 지정학 리스크 때문에 오히려 현지 프로젝트가 멈추면 서비스 수요는 줄어들 수 있거든요. 이번 핼리버턴 실적이 딱 그 케이스를 보여준 셈이죠. 개인적으로는 이게 앞으로 나올 다른 오일필드 서비스 업체들, 이를테면 슐룸베르거나 베이커휴즈 실적을 볼 때도 참고할 만한 신호라고 생각해요. 중동